나의 이야기

나는 이런 자식이 아니었는지.

泰山峻嶺 장비 2018. 11. 30. 16:15
<착한 며느리의 지혜(智慧)>
              
"저~~ 애비야, 삼 만원만 주고 가렴".
"없어요 "
60이 넘은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하는 아들에게 어렵게 말했건만,
아들은 박정(薄情)하게 돌아서 나갔다.

늙은 아버지는 이웃 노인들과 어울리며 얻어만 먹어,
오늘은 소주라도 한잔씩 갚아주고 싶었다.

설거지를 하다 부자간(父子間)의 대화(對話)와
시아버지의 그늘진 얼굴을 훔쳐본 며느리는,
한참 무엇을 생각하더니 밖으로 달려나갔다.

버스를 막 타려는 남편을 불려세워
숨찬 소리로 손을 내밀며,
" 여보, 돈 좀 주고가요".

" 뭐 하게? "
" 얘들 옷도 사야하고, 여고 동창 계(契)모임도 있어요".
안주머니에서 몇만원 가량을 꺼내 헤아리며
점심값이어쩌고 술 값이 어쩌고 하는 것을,
몽땅 빼았아 차비만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파트 양지바른 벽에 기대어 하늘만 바라보는,
시아버지께 그 돈을 몽땅 드리며
" 아버님!
이 돈으로
친구들과소주도 사 잡수시고,
대공원에도 가시고, 바람도 쐬고 오세요" ㆍ

연신 눈물이 쏟아지려는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고마워서 말을 잊은 채,
어떻게 할지 모르는 표정으로 한참을 서 게셨다ㆍ

그날 저녁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와서는
 "왜 얘들 얼굴에 꾸정물이 흐르듯
이렇게 더렵느냐" 고 물었다.
그 이튿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얘들 꼴이 더러워져가고 있었다.
새까만 손등이며, 며칠전까지만해도
반드레하던
얘들이 거지꼴로 변해갔다ㆍ

남편은 화를 내며
''당신은 하루 종일
뭐하길래
얘들 꼴을 저렇게 만들어 놓았소?"

남편의 화난 소리에,
아내도 화난 목소리로
"저 얘들을 곱게 키워봐야 당신이
아버지께
냉정히 돈 삼만원을 거절했듯이,
우리가 늙어서 삼만원 달래도 안줄거 아니예요?
당신은 뭣 때문에 얘들을 깨끗이 키우려고 해요?".

가슴을 찌르는 아내말에
무언가를 는낀 남편은,
고개를 떨구고는 아버지의 방문을 열었다.

늙은 아버지는 아들의 무정(無情)함을 잊은 채,
" 회사일이 고되지 않느냐?"
" 환절기가 되었으니 감기 조심하고,
차조심해야 한다" 라며,
어린애처럼 타이르고 있다ㆍ
아버지의 더 없는 사랑에 아들은
그만 엎드려 엉엉 울고 말았다.